우에노역에서 긴자센을 타니 금세 아사쿠사역. 역을 나와 2분 정도 걸어가니 카미나리몬(雷門)이었다. 도쿄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모두 이곳에 모인 듯 사람들이 많았다. 카미나리몬에서 사진을 찍으려니 절로 사람이 배경이 될 정도였다. 아사쿠사는 도쿄에서 옛 일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 신주쿠나 하라주쿠, 롯폰기 등이 화려하고 모던한 도쿄라면 이곳은 일본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해야겠다. 카미나리몬을 통과하니 바로 나카미세도오리(仲見世どおり). 센소지(淺草寺)를 가려면 이곳을 통과해야 하는데 통로처럼 쭉 이어진 이 거리 양쪽으로 일본 전통 공예품이나 전통 먹거리를 파는 작은 가게들이 있었다. 나도 이곳에서 회사 동료들을 줄 선물도 사고 분센도(文扇堂)라는 유명한 부채전문점에도 들르고 싶었다. 분센도는 100년 전통의 부채전문점으로 직접 만든 부채에 그림을 그려 넣어 준다고 들었다. 분센도를 찾아 조금 걷다 보니 유명한 키비당고집 키비당고 아즈마(きびだんご あづま)가 보이길래 그곳에서 키비당고를 사 먹었다. 키비당고는 맛이 우리나라의 인절미와 똑같은데 엄지손톱보다 조금 더 큰 수수경단을 한 꼬치에 5개씩 꽂아 다섯 꼬치를 300엔에 팔았다. 파는 아가씨가 콩고물을 어찌나 인심 좋게 묻혀 줬던지 다 먹고 났는데 봉지 안에 콩가루만 잔뜩 남아 있었다. 달콤고소한 키비당고를 먹고 계속 분센도를 찾았는데 나카미세도오리가 다 끝날 때까지도 없는 것이었다. 이상하다 싶어 다시 걸어내려오다 보니 두둥~ 다른 가게들은 다 문을 열었는데 분센도만 휴업으로 문을 닫았다. 여행 때마다 가고 싶은 장소들이 하나씩 문이 닫혀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나의 징크스? 나카미세도오리엔 정말 사고 싶은 것들 투성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좀 더 여유를 갖고 몇 가지 물건을 더 살걸 하는 후회가 된다. 그림이나 족자도 탐 나는 것이 꽤 있었는데 이것저것 구경만 하고 직장 동료들에게 줄 작은 손거울과 명함지갑을 사는 것으로 쇼핑을 마쳤다. 그 두 가지 물건을 산 가게는 주인도 점원도 허리가 구부러진 할머니들이었는데, 포장까지 정성스레 해 주시니 돈 내고 물건을 사면서도 송구스러웠다고 해야 하나... ^^;













나카미세도오리를 통과해 센소지로 갔다. 그런데 공사를 하는지 어수선하길래 멀찌감치 보기만 하고 바로 사람들이 많은 아사쿠사신사(淺草神社)로 갔다. 신사 앞에 큰 향로가 있고 거기서 향을 피우고 있는데 일본 사람들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그 앞에 가더니 마치 세수를 하는 것처럼 그 향을 얼굴에 쐬었다. 간혹 외국인들도 끼어서 그런 행동을 하던데 복을 받으려는 행위인가 했더니 그 향을 쐬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해서 너도나도 쐬고 있는 거란다. 물론 우리는 크리스찬이라 남들 하는 거 구경만 하고 패쑤~ 신사 입구에서 동전을 던지는 사람들도 많고 신사 안에서 헌금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교회에서도 어린아이들이 고사리손으로 헌금하는 거 보면 너무 사랑스러운데 여기서도 아이들이 어른들 하는 거 따라 동전 던지는 걸 보니까 너무 귀여웠다. 남들은 신사에서 열심히 기도하고 우리 남편은 열심히 사진 찍고 나는 양옆 문을 열어놔 통으로 바람이 부는 명당을 찾아서 너무 기뻐하며 쉬고 있었다.





















이제 또 늦은 점심을 먹을 시간. 카미나리몬으로 오기 전에 역 앞에 소바집이 몇 군데 있었는데 가격을 보니 점심으로는 좀 가격이 센 거 같아서(이때만 해도 이미 여행 경비가 상당히 지출된 상태임) 길을 건너가니 역시 가격이 거의 반 수준이었다. 특히 우리가 간 소바집은 식당 앞 자동판매기에서 표를 끊어서 들어가는 곳인데 셀프서비스라서 엄청 저렴했다. 대신 버섯야채소바와 덴뿌라소바를 시켰는데 버섯야채소바는 딱 봐도 웰빙 그 자체에 맛이 괜찮았지만 덴뿌라소바는 함께 나온 덴뿌라가 튀긴지 오래 되어서 딱딱했다. 하지만 가격 대비 OK!


든든한 점심도 먹고 땀도 식히고 이제는 오다이바를 향해 발걸음을 옮길 차례. 처음엔 노선을 혼동해서 한참을 걸어 아사쿠사센(淺草線) 아사쿠사역까지 갔는데 다시 긴자센을 타는 것이 낫겠다 싶어 긴자센 아사쿠사역으로 돌아왔다. 최고로 더운 오후 2시였는데 괜히 땀을 빼고 다닌 것이다. 긴자센 아사쿠사역으로 오는 길에 안되겠다 싶어 길가 점포에서 파는 양산을 하나 샀다. 도쿄의 강렬한 햇빛에 왜 일본 여자들이 죄다 양산을 쓰고 다니는지 절감이 된 것이다. 나름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걸 샀다 싶었는데 나중에 오다이바에 가니 더 예쁘고 더 저렴한 것들을 팔고 있어서 쬐금 속이 쓰렸다. 하지만 오다이바 해변에서 양산을 아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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